2005년도에 사회복지사업이 지방분권화되면서 국가사무에서 고유사무로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되었다. 그러다 보니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에는 사회복지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유는 자치단체장의 특별한 복지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온 복지수요에 발맞춰 어쩔 수 없이 증가한 자연증가분(예를 들면 노령연금이나 노인장기요양제도의 도입, 건강보험, 국민연금, 복지바우처 사업 등) 때문이다.

지방분권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지역복지 책무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복지수요자를 연령대와 가족구조, 경제력의 정도, 근로능력의 정도에 따라 맞춤형 복지로 지역복지체제를 전환하고 있다.

광주시의 올해 사회복지예산을 살펴보면 전체 시 예산(약 3조원) 대비 약 9000억원으로 무려 30%에 이른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광주시는 급증하는 복지서비스 확대 요구에 난색을 표한다.

그러나 복지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재정관리의 주체인 광주시의 정책방향이 성장보다는 분배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 경제성장을 위한 물적 토대가 취약한 경제상황에서 가시적 성과가 분명하지 않은 분배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적절한 사회적 재분배 없이는 급속한 노령화나 사회양극화에 따른 빈곤 인구의 증가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지출이 불가피하다.

민선 5기 지방정부에서는 그동안 중앙정부에만 일방적으로 의존하던 복지접근에서 벗어나 광주시 스스로 사회복지에 대한 기획, 조사 및 연구, 서비스 향상의 실천에 적극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분권화가 세계적 흐름이 되고 있고 지역주민이 지방정부에 복지에 대한 적극성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보편복지를 위한 지역 스스로 노력을 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사회복지예산의 공급처를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 흔히 사회복지 예산은 복지관련 부처나 부서에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타 부처의 예산이 보건복지부 예산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가령 문화관광부에 문화 또는 체육에 관한 예산을 신청할 수 있으며, 노동부, 행정자치부, 교육인적자원부, 여성부, 정보통신부, 건설교통부, 중소기업청, 지방보훈청 등에도 신청이 가능하다.

광주시는 지방분권 이후 재정난을 들어 예산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affirmative action)를 하여야 하고, 이에 필요한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필요한 예산 확보에 힘써야 한다. 최근 들어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복지거버넌스(지역 주민, 시민단체, 복지단체,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복지협의체)를 통해 특화되고 보편적인 지역복지정책의 큰 틀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겠다.

최근의 안철수 신드롬에서 보듯이 이제는 성장일변도로 전후좌우 살펴볼 여유도 없이 오로지 잘 뛰는 사람 뒤통수만 보고 달려야 하는 사회는 아닌 것 같다. 이제는 같이 뛰면서 넘어지는 사람은 일으켜 세워주고 뒤처지는 사람은 부축해서 함께 뛰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나금주 참여자치21 사회복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