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총리는 지난달 20일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에게 “아껴서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줘야 한다. 부자들에게 주는 혜택은 줄일 수 있으면 좋다.”라고 하며 학생 전체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견해를 밝혔다. 노인에 대한 복지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준의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김총리의 견해에 대해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여기서 지적하고 싶다.

김황식 총리에게 묻고 싶다. 교육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단순히 읽고 쓰는 것을 가르치는 것인가? 우리는 왜 자녀들을 가르치는가? 그것은 성인으로 자라나서 좋은 인격체를 가지고 가정을 꾸려서 개인과 민족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마치 호랑이가 새끼를 사냥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경험을 쌓아 독립하게 하는 것과 크게 다름이 없을 것이다. 호랑이는 새끼를 어떻게 가르치는가. 나는 그 분야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단순히 사냥하는 법만 가르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교육이라는 것은 학교의 문턱을 넘는 순간부터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래서 학교 안에서 선생님과 그리고 학생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교육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교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교육의 중요한 요소이다.

환경을 교육하고, 예절을 배우고, 질서를 익힌다. 식사를 하는 행위를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별해서 지원해야 한다면, 무상교육의 대부분을 손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상으로 제공되는 수업료, 입학금, 교과서도 선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G20회의는 국격을 높이는 위대한 행사였다고 한다. 과연 우리가 세계의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국격을 갖추었는가에 대해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필요할 때다.

모든 국민이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에 대해 전혀 걱정이 없어야 하고, 직업이 전혀 없어도 먹을 것과 잠잘 곳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아야 하고, 내가 노력만 한다면 반드시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의 수준을 성취할 수 있는, 그러한 순환이 가능한 사회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복지는 최소한의 삶의 수준을 국민 모두가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다음 개개인의 조건에 따라 좀 더 많은, 좀 더 비싼 서비스나 재화를 선택하고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과목당 100만 원짜리 과외는 선택이지만 학교 안에서는 그 무엇에 대해서도 아무런 차별이 없어야 한다. 한끼 당 5만 원짜리 점심은 선택이지만 가격에 상관없이 점심을 거르지 않게 해야한다.

혜택을 주면 더 게을러진다는 생각을 하는 김황식 총리는 가난한 자의 노동시간이 김황식 총리의 업무 시간에 몇 배는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김황식 총리는 G20 개최국의 국격에 맞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약사·2005년 12월 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