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장흥∼제주도 쾌속 여객선 운항을 앞두고 완도군과 장흥군간에 뜨거운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완도군과 일부 어민들은 ‘여객선이 해역을 통과하는 과정에 양식장에 피해가 우려된다’며 항로개설을 반대하고 있다. 장흥군 노력도항에서 제주도 성산포항을 잇는 총 110㎞ 가운데 15㎞ 구간에 여객선이 통과할 때 김·미역·다시마 등의 양식어장에 안전사고를 비롯한 어민들의 생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다.

완도군 관계자와 주민 40여명은 지난 10일 여수 지방항만청을 방문, 장흥∼제주도간 ‘조건부 해상여객운송사업(항로개설) 면허’를 취소해 달라며 장흥∼제주 쾌속선 운항 반대운동에 돌입했다.

장흥∼제주 쾌속선 운항계획은 지난 1월말 국내 해운업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D그룹과 장흥군 간 투자협약(MOU)을 통해 이뤄졌다.

그동안 항만청과 완도군 등에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와 양식면허 신청에 따른 의견조회 등의 행정절차 과정도 거쳤다.

또한 장흥군 노력도항은 쾌속 여객선이 운항할 수 있는 방파제와 물량장·계류장·대합실·주차장 등 제반 시설을 갖춘 상태이다. 더구나 신문·방송 등 언론 매스컴을 통해 7월 취항 계획이 전국에 알려져 이미 여행객에 대한 예약도 이뤄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지켜본 전남도는 ‘강 건너 불 보듯’ 장흥·완도군간 발생한 분쟁을 구경만 하고 있어 안타깝다.

자치제 시행이후 가뜩이나 빈번해진 지역이기주의 현상으로 볼 때 광역 자치단체인 도의 조정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갈등은 여수지방해양항만청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전남도 현안문제로 인식하고 도지사가 양 지역 단체장과 얼굴을 맞대고 풀어나가야 한다.

어렵사리 유치한 해상운송 관광 사업이 지자체 간 분쟁에 휘말려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도백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김용기 중부취재본부 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