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밤 8시께 광주시 남구 진월동 진제초등학교 실내체육관.
올해 3월에 개교한 학교의 체육관이라 그런지 원목 마루와 밝은 조명이 완벽한 실내코트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코트위에는 4개의 배드민턴 네트가 설치돼 있었고 네트위로 순간속도 시속 200㎞를 넘나드는 셔틀콕이 분주하게 오갔다. 2개 코트에서 시작됐던 배드민턴 게임은 어느새 4개 코트로 이어졌고 뒤늦게 온 사람들은 코트 주변에서 몸을 푸는 등 체육관은 배드민턴 마니아들의 열기로 이내 후끈 달아 올랐다.
진월진제 배드민턴클럽(회장 양승호) 회원들의 연습 광경이다. 지난 18일자로 창단 6주년을 맞은 진월진제 배드민턴클럽은 ‘운동의 생활화’라는 생활체육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리는 클럽으로 유명하다. 100여개에 달하는 광주지역 배드민턴클럽 가운데서도 운동과 지역사회 봉사를 실천하는 중견클럽으로 정평이 나있다.
6주년 기념일인 18일에는 진제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 기념식과 함께 이전 개관식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5월부터 인근 진월초등학교에서 이곳으로 연습장을 옮기면서 클럽 이름도 ‘진월’에서 ‘진월진제’로 바꾸고 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습환경도 좋아져 이전에는 초등학교 실내체육관을 배구클럽과 번갈아 사용하던 것을 진제초등학교로 옮긴 뒤로는 매일 밤 7시부터 10시30분까지 사용해 사실상 전용구장처럼 활용하고 있다.
회원수도 58명으로 이미 수용 한계(60명) 수준에 달했는데도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2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인기비결은 좋은 연습환경과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용대 효과’도 있지만 가족적인 분위기가 가장 큰 원인이다.
조기철 총무(43)는 “부부회원이 11쌍으로 회원의 절반에 가깝다”며 “회원들의 연령층도 20대부터 70대까지 분포하는 등 3대에 걸칠 정도로 가족적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매일 체육관을 이용하는 회원수도 35명 안팎에 달할 정도로 운동 참여률이 높다. 최고령 회원으로 클럽 창단을 주도했다는 이영수(76) 할아버지는 “다른 클럽과 달리 창단 멤버들이 아직도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나이를 떠나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이라는 소속감으로 가족처럼 운동을 하다보니 참여율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독 부부회원이 많은 이 클럽 회원들은 배드민턴이 금실을 키우는 운동이라며 배드민턴 예찬론을 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동진·전영주 부부는 “2년전부터 배드민턴을 시작했는데 무엇보다도 체력이 좋아지고 대화시간도 더 많아져 부부간의 정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한마디로 배드민턴을 하면서 활력과 체력, 열정을 되찾았다”고 귀뜸했다.
진월진제클럽은 배드민턴이라는 동호회에 그치지 않고 지역봉사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같은 취미로 만났지만 모두가 이웃인만큼 지역 공동체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진제초등학교로 보금자리를 옮긴이후로는 학생들의 등하교 교통봉사에 자발적으로 나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클럽 개관식때는 책 67권을 학교에 기증했다.
조 총무는 “셔틀콕 공동구매로 적립한 회비로 연말에는 불우시설을 찾거나 많지 않지만 학교측에 장학금을 기증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진월진제클럽이 ‘성공적인 생활체육 활동’과 ‘이웃사랑 전파’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장필수기자 bungy@kwangju.co.kr
/사진=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