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양사람들은 꽃과 나무를 즐겨 왔다. 많은 나물과 꽃과 나무. 그 가운데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봄으로는 쑥, 달래, 냉이, 취나물, 쑥부쟁이, 고사리 등의 나물류와 매화, 개나리, 목련, 벚꽃, 아카시아 등의 흐드러진 꽃들과 떡갈나무, 잣나무, 오동나무 등등의 활엽수들이 있다.
수만 가지 나물, 꽃, 나무가 있고, 각 자 이름을 지니고 있다. 쇠뜨기꽃, 조개나물꽃, 산장 가는 꽃, 아그배나무꽃, 청미래덩굴꽃, 그 셀 수 없는 꽃들. 그 중엔 향기로운 꽃차로 마시기도 한다. 꽃이나 나무를 알고 있다는 것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가슴 안에 따스함과 넉넉함과 여유로움도 함께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요즈음 공원이나 산, 식물원에 가보면 식물에 이름표가 붙어 있다. 보고 스쳐 지나지 말고 자세히 보고 관찰하는 습관을 길러 보도록 하자. 아파트 숲인 도시 속에서 자연을 접하려면 도시를 벗어나야 한다.
광산구에 있는 어느 꽃 농원을 찾아 갔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어서인지 꽃 농원을 찾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꽃들은 자기들만의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눈에 익은 할미꽃, 제라륨, 선인장, 튤립, 재스민, 시크라맨, 산세베리아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화초들이 서로 자기 자태를 뽐내 자신이 종기 늘어서 있는 듯했다.
꽃과 함께하는 시간! 그 안에서는 잡다한 생각은 모조리 사라지고 행복만 가슴에 가득 담겨 있다. 자신도 모르게 나 자신이 아름다운 꽃이 되어 있는 듯했다.
봄은 왕성한 생명력으로 삶에 희망을 주면서 수목들과 함께 가슴 설레며 감격스런 시작을 한다.
여름은 젊은이들 열정처럼 뜨거움이 이글거리는 계절이다. 식물들은 태양의 열을 받아 활발하게 광합성 작용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열심히 땀을 흘리며 열정을 가지고 꿈을 향해 매진하는 시간이다.
가을에는 수목들이 초록의 옷을 벗고 낮에는 갈색, 주황, 노란색으로 물결치고 해가 저물어 어둑어둑할 때쯤은 가을의 빛깔은 봄이나 여름보다 더 화려하여 아름다움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살결의 소금기가 사라지고 살랑거리는 가을 바람은 뜨거운 열정을 냉각시키고 낙엽을 밟는 소리 들으며 꿈이 여무는 계절이다.
겨울에 낙엽진 나목은 차가운 칼바람과 눈보라에 시달린다. 벌거벗은 나목을 보면서 우리 인간의 삶에 무엇을 가르쳐 주고 있는가? 겨울은 우리에게 인고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그렇다고 겨울이 춥고 어두운 것만 아니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함에 대한 소중함도 알 수 있다. 쓸쓸하고 외롭고 차가운 겨울에 우리는 참 인생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새봄이다. 누구나 한 번씩 찬란한 꿈을 가슴 벅차도록 안아 볼 때이다. 요즈음 가장 인기 있는 나무로 느티나무와 이팝나무, 백일홍, 왕벚나무 등이 있는데 한적한 시골집 땅에 나무와 화초를 가꾸며 늙어가는 생으로서 먼 훗날의 꿈을 그려봄도 좋을 것이다.
허소영〈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들 광주시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