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의회의 특위활동을 놓고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다.
예산 조작행위를 밝혀내기 위한 7일간의 특위 활동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기는 커녕 ‘봐주기식’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모든 잘못을 담당자 한 사람에게 전가함으로써, 집행부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특위가 밝힌 나주시의 예산서 조작 행위는 2004∼2006년까지 3년간 총 94건에 9천여만 원이었다. 특위는 그러나 2003년 예산서 역시 조작된 것을 확인하고서도 이를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더욱이 예산서 조작 총액도 2007년 26억여 원과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40여억 원 등 무려 70여 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최종 발표에서는 9천여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축소했다. 부풀린 예산에서 삭감한 예산을 단순 합산, 총액으로 발표한 것이다.
특위는 또 ‘시정요구’가 아닌 구속력이 없는 ‘조치요구’로 구색만 맞춘 뒤 조사를 마무리 지었다. ‘시정요구’는 나주시가 처리 결과를 지방의회에 보고해야 하지만 ‘조치요구’는 의무 규정이 없다.
특위가 이처럼 제 구실을 포기한 것은 사실 예견된 상황이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여론에 떠밀려 특위가 구성됐기 때문이다.
특위위원들은 그러면서도 사석에서는 ‘50여 명의 직원들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됐다’고 밝히는 등 또 다른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예산 조작은 의회의 존립 근거 자체를 뒤흔드는 중차대한 사건이다. 그러나 나주시의회 의원들은 ‘별것 아니라는’ 식의 너무도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이 ‘무늬만 특위’라며 비난하는 이유들이다.

/최승렬 사회2부.나주주재 sr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