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잇다른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올해 예산서류를 멋대로 조작한 사실이 밝혀져 신정훈 시장이 직접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2005년과 2004년 예산마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시의회 차원에서 진상조사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나주시는 뾰족한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신정훈 시장이 20일 민주당 나주지역위원회에 정책협의회 개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마저 대다수 당직자들에 의해 성사 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나주시가 그동안 정치논리에 휩싸여 자충수만을 두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시는 지난달 신 시장이 드라마세트장 조성과 관련해 벌금형을 선고 받자 곧바로 세트장 유치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여론조사를 발표해 모면용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또 고위공무원이 구속되는 등 잇따라 사건이 터지는데도 ‘고소고발이 난무해 문제가 커진 것’ 처럼 정치논리를 개입시킨 것도 문제 해결과는 무관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민들은 나주시가 정치 회오리에 휩싸여 위기 대처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공직자들도 시민을 위한다는 소신을 갖고 시장을 올바르게 보필하는 정공법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이번 예산서 조작 사건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 실무자 몇 사람을 총알받이로 내몰아서 문제가 해결될리 만무하다.
다시는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잘못된 부분을 과감히 들춰낼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하는 것 만이 현재의 총체적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최승렬 <사회2부.나주주재> sr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