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정례회는 군정 살림을 점검하는 중요한 자리다.
의원들이 집행부를 상대로 잘못된 군정을 지적하고 지역민의 숙원사업을 조속히 해결토록 날카로운 질타와 격려를 하는 장(場)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완도군의회 정례회에서는 집행부 간부의 답변 실수에 대한 감정섞인 추궁이 이어져 보다 성숙한 지방자치를 바라는 군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지난 12일 열린 완도군의회 제 158회 제 1차 정례회에서 질의에 나선 김모의원은 “완도지역에 있는 빈집이 모두 몇호냐”고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이모과장은 처음에 4천호라고 답변했다가 400호라고 정정했다.
그러자 “공채와 특채 출신은 숫자개념이 다르다” “치매가 아니냐”는 등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물론 군정의 핵심 간부인 실·과장들이 통계 숫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사전에 군정질의에 대비해 치밀하게 답변을 준비하고 사소한 질문이라도 성실하게 답변하는 것은 집행부 간부로서 당연한 책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격을 무시하는 의정질의는 곧바로 의원 자질 시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집행부 간부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으로 의회 권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완도는 해조류 흉작과 대일 수출 부진, 광주∼완도간 고속도로 연기 움직임 등 지역현안이 산적해 있다.
집행부와 의회가 어떻게 하면 군민들이 잘 살 수 있을까 고민해도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사소한 갈등으로 군정발전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될 일이다. 군민들은 보다 성숙한 지방자치를 바라고 있다.
/정은조 사회2부.완도주재 기자 ejch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