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코로나가 부른 ‘재활용쓰레기 대란’
동남아 수출 막혀 광주·전남 야적장 중고의류·플라스틱 등 ‘수북’
광주 올해 2만1010t 배출…포화상태에 수거·반입 거부 우려도
업체들 민원에 울며겨자먹기 수거 속 판매단가마저 급락 ‘아우성’
2020년 09월 16일(수) 00:00
15일 광주시 북구 한 재활용 수거업체의 야적장에는 선별된 재활용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발 디딜틈이 없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광주·전남지역에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면서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 쓰레기가 쏟아지고 있다. 물량 급증으로 인한 쓰레기 수거단가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일부 의류 쓰레기의 경우 동남아 수출길까지 막혀 업체들은 “쌓아놓을 데도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쓰레기를 보관할 공간이 여의치않은 중소 재활용 처리업체들이 쓰레기 수거·반입을 거부하기라도 하면 ‘쓰레기 대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정부가 쓰레기를 공공비축하겠다고 나섰지만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15일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배출된 재활용 쓰레기는 2만 101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8981t)보다 10.7% 늘어났다.

배출량도 2421t(1월) → 2467t(2월) → 2875t(4월) → 2913t(6월) → 3029t(7월) 등으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민간 수거업체들은 재활용 쓰레기들이 넘쳐나면서 “더 이상 쌓아놓을 곳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업체별로 야적장마다 가득 쌓여있어 “장기화되면 수거하기 버거워질 것”이라며 하소연했다.

이날 찾은 광주시 북구 월출동 재활용 수거업체 야적장은 산처럼 쌓여있는 쓰레기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업체측은 아파트 3층 높이의 쓰레기 더미로 가득찬 야적장이 부족, 옆 주차장에도 쓰레기를 쌓아놓았다.

수거업체측은 “더 이상 쌓아놓을 공간이 없지만 수거하지 않으면 온갖 민원이 들어와 수거하지 않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배달이나 포장 주문 수요가 늘어난 게 원인으로 꼽히지만 수출이 막힌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국내 페트병의 60~70%를 사들여 재활용하는 유럽과 미국 자원순환용 공장이 코로나 사태로 수출이 어려워졌고 유가 폭락으로 재활용 폐기물 수요도 급감했다는 것이다.

재생원료로 많이 쓰이는 생수병, 과일트레이 등을 대표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의 단가는 지난달 ㎏당 597원(지난해 평균 850원), 일회용봉투 재질인 폴리에틸렌(PE)은 ㎏당 831원(〃974원), 도시락 용기로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는 ㎏당 691원(〃 751원)으로, 지난해에 견줘 최고 30%까지 떨어졌다.

업체들은 “(재활용 쓰레기를) 팔 수도 없고 그나마 수요도 급감해 판매 단가가 떨어지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재활용이 가능하지 않은 ‘폐기물’을 자체 비용을 들여 처리해야 하는데, 판매 단가가 떨어지다보니 손해를 보며 수거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15일 장성군 산적리의 중고의류 수거업체 직원이 야적장에 쌓인 중고의류를 쳐다보고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중고의류 물량도 폭증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중고의류 수출 업체들의 경우 평소 수거 의류의 90% 이상을 수출했지만 코로나로 판로가 대부분 막혔다. 아파트나 단독주택 의류수거함에서 거둬들인 폐의류를 선별한 뒤 아프리카·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에 수출해 수익을 얻었던 업체들 수익 구조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중고의류 단가도 지난해 ㎏당 350원 수준에서 올해는 100원 수준에 머무르는 등 폭락했다.

영암·해남·나주·무안·함평과 광주지역에서 중고의류를 수거, 판매하는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매일 수출업체에 의류를 공급했는데 올해는 일주일에 한번꼴이라 쌓이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다른 의류 수거업체 대표도 “코로나 때문에 올해 수출 물량이 급감, 수입의 80%가 줄었다”고 말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품목별로 플라스틱 재질을 단일화해 분리·배출 및 수거를 쉽게 해 재활용쓰레기 순환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한번 쓰고 폐기하는 방식이 아닌, 다소 불편하더라도 회수하고 세척해서 다시 쓰는 방식으로 바꾸어나갈 때”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